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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상으로의 도전

Brownsea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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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5일 우리나라 광복절
나는 풀(Poole)에 있는 섬 Brownsea에 갔다. 풀 하버(Poole Harbour)에서 가장 큰 섬이라고 한다. 자연의 숲 그 자체로 보존되어 있는 이곳은 우리나라의 숲과는 또다른 풍경을 자아냈다. 1907년에 보이스카우트가 처음 캠프한 장소이기도 하단다.

평소와 같이 아침 일찍 눈을 뜬 나는 습관적으로 창문을 열었다. 비간 온다...젠장헐 ㅡㅡ;;;
어찌해야 할 지 고민하며 함께 가는 친구들에게 문자를 날렸다.
어차피 다음 날이면 떠나는 사람이 있었기에 우선 만나자는데 의견을 맞췄다. 그래도 모르니 카메라는 챙기고...

그런데 다행히도 우리가 만나는 시점에서 비가 그쳤다.(에헤라디여~~~)

고민할께 뭐 있나...바로 버스에 탔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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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Poole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려 Dolphin center를 지나 Ferry Quay에 도착한 나는 각종 요트가 정박되어 있는 것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내가 충무(지금은 통영)에 살던 시절 가끔씩 마리나리조트에 가서 요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생각이 난다만서도, 그때 봤던 요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Ferry를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박되어 있던 그 요트가 다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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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의해 힘차게 출렁이는 바다위를 유유히 날아가는 수 많은 요트들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내가 보지 못했던 다른 곳에 정박해 있는 수많은 요트들...
마치 우리나라 도심 속에 정차되어 있는 차량들 마냥...그렇게 요트들은 쉴새없이 내가 탄 Ferry 옆을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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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wnsea island quay가 멀리 보이기 시작할 때 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castle이 보이기 시작했다. 크지는 않지만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의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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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Brownsea island에 와서 본 것이라고는 작은 성과 나무와 숲 그리고 몇몇 동물들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는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Brownsea island는 관광객을 위해 자연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물론 입구에 매표소와 카페가 있기는 하지만 그정도는 귀엽게 봐줄만하다. 그리고 혹시라도 여기 가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충고하건데...급하지 않더라도 입구 화장실에서 꼬옥 미리 해결하고 가시길...
3시간을 걸어다니면서 화장실을 딱 한 군데 봤다...ㅡㅡ;;;
암튼...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인공구조물을 최소화 하였다는 점이다. 문득 길을 걸으면서 남이섬이 생각났다.
길을 걷는 내내 음식점들과 관광상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했던 우리나라의 남이섬...
자연 속에서 쉬기위해 간 것인지 먹기 위해 간것인지 구분이 안되었던 우리나라의 산...산...산..

그런 씁쓸한 생각 속에 Brownsea island를 내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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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wnsea island의 명물은 RED SQUIRREL이란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다람쥐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생각하겠지만서도 사실 이곳에 와서 다람쥐는 수도 없이 봤다. 아니, 매일 아침 학교에서 수업 전에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노라면 늘 만나는 다람쥐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여기에서 여우가 유유자적 길거리를 돌아댕기는 걸 솔찮히 본다 ㅡㅡ;;;; 크지도 않은 작은 여우가 말이다...밤에는 차가 뜸해진 차도를 꼬리를 흔들며 가로질러 가는 걸 보기까지 했다...).
그 만큼 이곳에서는 다람쥐 보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붉은다람쥐는 그 colour때문에 유명하단다. 아쉽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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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때로는 밀림 같은 깊은 숲속을, 때로는 운동장을 연상케하는 넓은 잔디 밭에 눕기도 하고 앉아서 쉬기도 하면서 그렇게 Brownsea island의 방문을 마무리해야 했다.
참 아쉬운 시간이었다. 걸어도 걸어도 피곤한 느낌은 들지 않았고 급한 것도 없었다. 단지 나무와 물 그리고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 날짐승들 뿐인데 이곳에서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그런 휴식의 달콤함을 맛보았다.

어린 아들과 함께 온 어떤 영국인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난다.
어쩌다보니 우리와 비슷한 템포로 돌기 시작한 그들은 우리보다 앞질러 가기도 하고 우리보다 뒤쳐져서 오기도 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잡아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아이가 힘들어하면 그냥 그 자리에 철퍼덕 주저 않아서 아들과 이야기를 했고 그러다가 또 걷고...또 지치면 철퍼덕 주저 않아서 또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가 또 걷고...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공작새를 벗삼아 사진도 찍어주고...때로는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무엇가를 열심히 설명해 주던 영국인아버지...아이가 힘들어 하는 눈치인 것 같으면 가방을 열어 무엇인가를 보여주며 관심을 갖게 하고...

아마도 그 아이는 주입식 공부가 아닌 아버지와 함께 했던 추억으로 자연을 배워가고 있었으리라...






p.s : 또 다른 사진들은 www.cyworld.com/shindh73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