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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상으로의 도전

별 헤아리는 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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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Bear (=plough= (영)p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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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무섭게 바람 불며 흩뿌리던 비가 멈추고 밤 하늘에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곳에 와서 즐거운 것 중 하나는 바로 밤 하늘의 별이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바닷가의 모래처럼 촘촘히 박혀 있던 별을 보았던 기억을 여기서 다시금 되살릴 수 있어 좋다.
가끔 씩 떨어지는 유성을 보며 한국에 있는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한다.

내일이면 새로운 plat으로 이사를 한다. 아니..좀 전에 벌써 차가 와서 짐을 가지고 갔다. 그저 오늘 밤 이 곳 식구들과 마지막 저녁을 먹으며 그동안 함께 했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다.
이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벌써 두달이 지났다는 얘기와도 같다.

그 사이에...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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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내가 머물렀던 방이다. 1층 입구와 바로 마주보는 방...책상 앞엔 정원으로 이어지는 창문과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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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에 들어서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리빙룸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엔 장애자를 위한 전동 케이블카가 장치되어 있다. 정작 이 집엔 장애인이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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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5명까지 머무는 이 집은 큰 편이다. 다른 홈스테이 하는 애들 얘기를 들어보면 많아야 3~4명이라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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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저녁을 먹고나면 모여서 게임도 하고 TV나 영화를 보고, 같이 수다를 떠던 리빙룸이다.
그 동안 독일, 프랑스, 스페인, 터키, 시리아, 일본, 포르투갈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애들을 만나고 떠나 보냈다. 두 달 이란 기간은 이 집 주인에게도 긴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가장 먼저 나를 찾고 가장 먼저 나를 챙겨 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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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 곳은 뭐라고 해야 하나?  암튼 이 곳도 리빙룸이라고 하자. 위 리빙룸 보다는 작지만(대략 1/3 정도???) TV와 영화를 볼 수 있다.  쇼파에 몸을 파묻고 혼자 또는 둘이 영화 감상하기에 괜찮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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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이 곳이 저녁 마다 모두 만날 수 있었던 밥 먹는 곳...
한 때는 북적북적 했었는데 지금은 여름 방학을 마치고 대부분 돌아가고 없어서 조금은 썰렁하다.

내 기억에 홈스테이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다른 애들 대부분이 만족을 하지 못해 옮기거나 취소하거나 불만이 있지만 마지못해 머물고 있거나...
하기사 그 무엇이 내 맘과 같으랴만서도...가능한 영국에서 영국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려하고 영국사람과 같은 행동을 하려고 했던 나로써는 오히려 이 집에서 배운 것이 많다.

하지만 아직도 영국식 파스타는 먹기가 힘들다 ^^;;;

이 집에서 첫 날 밤 오른 손에 나이프 왼손에 포크가 익숙치 않아 한국식으로 미리 썰어놓고 오른 손에 포크 하나 들고 먹던 기억...
다 먹고나서 접시를 나 혼자서만 손으로 닦았던 기억...
뭔 소린지 못 알아 들어 멍 때리고 있던 내가 안되었던지 직접 데리고 다니며 몇 번이고 설명해 주었던 프랑스 친구...
매일 밤 체스하자며 나를 불러내던 독일 아가씨...(나한테만은 이기니까 자꾸 부렀다 ㅎㅎㅎ)
터키와 시리아의 국제적 대립...(저녁 식사 도중 코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설명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견이 발생했다...결국 둘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 자기 고집만 피우면서 그렇게 그날 밤 늦게까지 싸워댔었다 ㅎㅎㅎ)
14시간 걸려 먼 영국까지 날아와서 덜렁 10일만에 돌아간 일본 꼬마 아가씨...
저녁식사 시간, 소주를 사와서 한잔 씩 돌리며 어른에게 받을 때는 두손으로 받아야 한다고 한국 예절을 가르쳐줬던 기억...
한인가게에서 나무젓가락을 사와서 젓가락질을 가르쳐주고 선물해 줬던 기억...

그렇게 길고 긴 두 달을 이 집에서 보냈다.

그렇게 나는 세상으로의 도전 중 하나의 문을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