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또 다른 세상으로의 도전

한국을 뜨다...

2009년 7월10일.

장마가 한창이던 한국을 나는 뜨게 된다.

전날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퍼붓던 비도 언제 그랬냐는 듯 멈추고 하늘은 맑다.

친구의 도움으로 인천공항까지 가는데 1시간여 밖에는 걸리지 않았다.

출근시간이 겹쳐 2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민자도로들 타고 간 덕분에 일찍 도착했다.

티켓팅을 하면서 수화물 무게 확인 작업을 했다. 예약당시 수화물은 30kg을 신청했으나 13kg이 오버 되어 추가 비용을 계산했다.

참고로 미국은 수화물 2개 40kg까지이며 유럽권은 수화물 1개 20kg이 기본이란다. 처음 30kg 신청을 잘 한 것 같은데...

문제는 13kg에 대한 추가 비용이다...무려 43만원 돈을 더 냈다... ㅡㅡ;;; (지랄~ 영국 가기도 전에 돈 지랄부터 하기 시작한다...훔훔)

친구 녀석은 새벽부터 움직였으니 밥을 먹이고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사진 한방 찍은 후 출근하라고 밀어내 버렸다.

식구들에게 전화를 한 후 입국심사 받고 면세점에서 두루두루 돌아다니고...뭐 나갈 사람이 필요한게 그렇게 많다고 꾀나들 사댄다.

고추장이 눈에 들어왔다. 살까말까...그 앞에서 진짜 거짓말 안하고 10분을 고민했다. 점원이 나를 일본사람이나 중국사람으로 봤는지 자꾸 일본어와 중국어를 번갈아가며 사란다...아니 사라고 했을 것이다. 끝까지 대꾸 안했다. 그 점원 무안할까봐...

결국 그 고추장...안샀다. 기껏 며칠 버티겠다고 사갈 바에야 아예 처음부터 끊는 것이 나을 듯...(그러나 첫날 느끼한 음식에 고추장이 젤 먼저 생각나고 면세점에서 안산걸 잠 들때까지 후회했다...ㅡㅡ^)

무튼..일본을 경유하는지라..JAL을 타고 자알 떠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일부러 Window를 요청했다. 마지막까지 한국 땅을 보고 싶은 마음에...

그러나 난 또 후회했다. 하필 날개 바로 옆이라 무지 시끄러웠다. ㅡㅡ;;;

이쁜 여자가 옆에 앉길 바랬는데...일본 남자애가 안았다...그것도 수염 기른...(일본애들 기르는 스턀을 생각하면 될 듯...)일본 남자인지 어떻게 알았냐구? 기내식을 손으로 들고 먹드만...단박에 알아봤다.

일본 호텔에서 석식, 조식이 없는 관계로 기내식은 가방 속으로 쏙~넣었다.

이제부터는 한푼이라도 아껴야 할 때니까...

아는 상무님이 그랬던가...비행기 바퀴가 땅에서 뜨는 순간 눈물 안나면 넌 감정이 메마른거라고...

진짜 나도 모르게 바퀴가 뜨는 순간 울컥한다...나의 싸구려 감정 따위를 운운하는게 아니다.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도 내 나라를 떠난다는게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더욱이 가족이 한국에 있는데 몇년을 못 본다는 것은...훔

암튼 점점 조그만하게 보이는 땅을 내려다 보면서 한강과 내가 다니던 동네가 눈에 들어오고...(아무리 쪼만해도 알아 보겠드만...)그렇게 멀어져가는 땅을 조금이나마 더 보려고 고개를 꺽으며 내려다봤지만...

아시다시피 장마철이라 이내 구름으로 가려져버렸다.

나도 남들처럼 비행 기념을 위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구름과 구름 사이를 날고 있다. 괜시리 무섭더라...벼락이라도 칠까봐...(아닌게 아니라 중간중간 계속 흔들렸다..ㅡㅡ;;;;)

일본에 도착 후 의외로 입국심사는 간단했다. 출구까지 걸어가는 것이 오래걸렸을 뿐 정작 입국심사는 1분도 안걸려 통과되었다.

그런데 기분 나쁜거 한 가지...입국심사를 일본어로 물어보더군...ㅡㅡ^ 썩을...
영어로 "뭐?" 그랬더니 그제서야 영어로 물어본다.

괜시리 애국심 발동되면서 비행 내내 일본어로 떠들던 스튜어디스가 뒤늦게서야 맘에 안들기 시작한다.

아무튼 여행사에서 마련해준 호텔에서 1박.

호텔 밖엔 볼 것이 하나도 없어서 어슬렁거리면 돌아다니기만 했다.
(밥도 안주는 호텔...나빴다...)

성인채널이 나를 유혹했지만...1,000엔이란다..웃기셔...그냥 BS1채널에서 하는 우리나라 드라마나 봤다. (뭔지는 모르겠다. 워낙 드라마를 안봐서리...)

그런데...룸에 물도 없다 ㅡㅡ;;; 물도 사먹으란다.

어줍잖은 애국심 발휘해서 일본에서는 돈 안쓰려고 엔화 안바꿨는데...ㅜㅜ

뭐 이따위 호텔이 다 있냐...원화는 호텔에선 환전도 안해주더라..빌어먹을 *들~
(우리나라 호텔들은 왜 엔화 환전해주는 건데??? ㅡㅡ^)

객실 층마다 얼음 기계가 있길래, 컵에 하나 가득 받아서 그거 녹여 마셨고, 저녁은 기내식 빼내온 걸로 먹었다.

윽~ 진짜 짜다...ㅡㅡ;;;;;

다음 날 일찍 일어나서 공항으로 나온 나는 바로 티켓팅을 하고 면세점 구경에 들어갔다..라고 말하고 싶지만...인천공항하고는 차이가 있다...규모도 작고...뭐 볼 것도 없고...

어제 저녁 거지생활 한 것이 억울해서 3만원 어치 환전해서 과감하게 음식을 샀다.

샌드위치 & 물...ㅡㅡ;;; (제일 만만하다...)

어차피 비행기에 오르면 기내식 줄텐데모~ 라고 생각했지만 어제 저녁 먹은 짜디 짠 기내식이 다시 내 머리를 스쳐갔다. ㅡㅡ;;;

일본 땅 볼 것 있나...이번엔 복도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비행 12시간 하니 사람 죽겠더라. 1시간 간격으로 일어나서 왔다~갔다~

음...그런데...분명 우리나라 남자애였다...

랜딩 전후로 모든 전자 기기 off를 그렇게 외쳤건만...셔터를 열심히 눌러댄다. 플래시까지 터진다...스튜어디스가 못봤으니 망정이지...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모르고 같이 앉은 남자애와(친구인가보다) 찍은 사진 보면서 히히덕 거린다.

애들아...룰은 지키라고 있는거고 혹시나 사고날까봐 강제로 시키는거란다. 문제 생기면 늬들도 죽는단다...쯥 (참고로 랜딩 전후 전자기기 사용 시 국제법상 제제 및 벌금형까지 때릴 수 있단다... 그리고 저 위 사진은 비행 중이니 상관 없다..암암)

12시간만에 드뎌 영국 도착..

여기서도 한국어는 자알 들린다...아주 많이~

어허 이번엔 입국심사...까다롭다.

결국 X-Ray찍으러 헬스센터로 보내졌다. 근데 유독 한국 사람이 많이 걸려 들어온다..

입국심사 기다린다고 1시간 넘기고 X-Ray 찍는다고 또 40분 잡아 먹고..ㅡㅡ;;;

X-Ray 걸리기 싫으면 돈 들여 사전에 찍어가시길...

영국 도착 날 부터 비도 오고...ㅡㅡ;;; 더 우울...

신고식 제대로다...

픽업 나온 분 자동차로 홈스테이까지 또 2시간을 내리 달렸다.

그렇게..나는 한국을 뜬지 약 40시간 만에 영국에 도착했다...


p.s: 사진과 잡다한 이야기는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에서... (www.cyworld.com/shindh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