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또 다른 세상으로의 도전

비자 받기...

처음 외국행을 결심하고 고심을 많이 했다.

미국은 왠지 싫다.

동남아시아는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호주나 뉴질렌드는 한국사람이 어머어마 하다...

싫지 않고 한국사람도 별로 없는 곳은 없을까?

그때 후배 녀석이 영국을 추천한다.

한국사람이 많긴 하지만 그나마 적다는 것이 녀석의 말이었다. (일단 믿으란다)

하기사 대학다니던 시절 유럽을 꼭 한번은 나가보고 싶어했으니 어쩌면 필연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우선 영국행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이 필요했다.

영*유학 전문 기관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나라도 진행하지만 영국을 전문으로 한단다.

뭘 물어봐야 할 지...어떤걸 준비해야 할 지 막막했다.

다짜고짜 전화부터 때렸다.

"저기요, 영*유학이죠? 저 영국 가려고 하는는데요..."

잠시 수화기 너머에서 침묵이 흘렀다. 하기사, 밑도끝도 없이 영국을 간다하니...ㅎㅎㅎ

잠시 후 상담원의 질문이 날아왔다.

나이, 학벌, 경력, 결혼여부, 자금 사정 등등...

그리고는 말한다.

"3월30일부터 영국 비자법이 바뀌기 때문에 저희도 방향을 못 잡고 있어요. 정보가 전무합니다. 아직 케이스도 없구요. 동호씨 같은 경우는 나이도 있고 한국에서 직장 경력이 오래되었고 무엇보다도 싱글이라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시도해 보시겠어요? 일단 한번 떨어진다 생각하시고?..."

갑자기 기분이 확 상한다. 돈 지랄하면서 가겠다는데 입국을 막아?

영국도 배가 불렀구만...쯥

그러나 사정이 있단다. 일명 비자스쿨(돈 싸게 받고 공부는 안시키고 비자만 연장시켜주는 학교-브로커 학교인 셈이다)들이 판을 치면서 돈들고 가서 영국에 체류하고 비자 만료되도 안나가고, 돈 들고 왔다가 돈 떨어져서 불법취업이나 하고...등등 나이먹고 솔로들이 영국가서 국가 망신 시키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에 비자스쿨 일망타진 차원에서 영국의 우리나라 문교부 같은 곳에서 심사해서 A급과 B급(B급도 A급으로 개선이 될 만한 곳...)만 남기고 죄다 문을 닫게 한다는 것이다.

(아깝다. 좋은 기회 놓쳤다 ㅡㅡ;;;)

아무튼 이래저래해서 비자받기가 까다롭단다.

그래도 어쩌랴..10년 동안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인데...

못먹어도 Go~를 외쳤다.

영어성적을 증명해야 하는데...토익 시험을 본지는 10년이 다되가서 안된다고 하니...

대학 성적표를 보내주면 된단다...

솔직히 너무 쪽팔리다...맨날 놀기나 하고 대학공부는 등하시 하고 다른 일(내직업이 되었던  IT쪽 일)에 정신팔려 있던 내가 점수가 좋을리 없지 않겠는가...

성적표를 받아 본 담당자가 한마디 한다...

"저어...토익이 힘들면 자체 레벨테스트를 하심이..."

자기가 봐도 이건 아니었나 싶었던게지....

결국 내가 가기로 한 college에서 시행하는 자체 테스트를 보기로 했다.

(학교 선정과정은 생략하기로 하겠다. 워낙 많은 학교와 커리큘럼과 비용 등이 다양해서 개인에 맞는...알아서 찾아보는게 나을 듯 하니말이다...굳이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다면 리플을 다시오)

테스트 보던 날...

근무 중에 할 수가 없어서 점심도 굶고 몰래 시험을 보기 시작했다.

헉..근데...문제가 많다 ㅡㅡ;;; (객관식 80문제 + 작문)

이거 10년 전 토익 공부한다고 설레발치던 실력으로 보려니 도무지 진도가 안나간다.

결국 사전 찾아가면서 시험을 보기 시작하는데...

절반도 못 풀었는데 점심시간 끝나고 직원들 들어온다...훔훔

그냥 공부한다고 핑계대고 계속 풀었다. 단어야 사전 찾아보면 되는데...시제에서 무지 헷갈린다.

계속 붙들고 있을 수 없어서 냅다 찍었다. 나중에 결과를 보니 푼것보다 찍은 쪽에서 더 많이 맞았다 ㅡㅡ;;; 헐헐 젠장헐~

나중에 학교에서 레터를 보내왔는데 intermediate란다 (믿을 수 없다 ㅡㅡ^)

암튼 그렇게 영어성적은 넘겼다.

이전에는 학교성적, 등본, 경력증명서(사회생활자의 경우) 등등 한국 사회에서의 증명서들이 필요 했었단다.

그런데 이번엔 학교레터, 홈스테이레터, 통장평잔(40일 이상 2,200만원 유지), 여권만 준비했다.

여기서...학교레터가 중요하단다 (바뀐 비자법에 의하면 그렇단다)

아직 어떻게 작성해야 패스될 수 있는지는 그 케이스가 없어서 불안하단다. 암튼 내 담당자가 무지무지 신경을 쓴다. 홈스테이레터도 중요하단다. 공부하며 지낼 수 있는 곳인지...허접하지는 않은 곳인지..그런 것들을 죄다 확인하고 레터에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아무튼...그동안 나는 자금을 CMA통장에 넣어뒀었기 때문에 일반 입출금 통장으로 옮겨놓고 날짜가 채워지기 만을 기다렸다.(그 동안 유학원은 학교에 지속적인 레터 교환이 있었는가 보다)

그렇게 40여일이 지나고 비자신청을 위해 영국비자신청센터로 갔다. 영국대사관 아니다. 센터에서 접수 받아 대사관으로 넘긴단다. 아리따운 한국 아가씨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나름 이쁘다...내 차례가 되어 접수를 시작했다.

그.런.데...어라...갑자기 인도풍 냄새 팍팍 내는 아저씨가 나한테 말을 건다...아가씨는 열심히 내 서류를 접수받고 있는데 말이다.

영국은 왜 가냔다..공부하런 간다 했다.

몇살이냔다..한국나이로 37살이라 했다.

공부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느냐 한다..(ㅡㅡ^ 씨뎅이...) 나중에 후회할까봐 다 때려치고 가는거라 했다.

그 외 접수 업무가 끝날 때 까지 뭐라뭐라 물어봤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나이는 속일 수 없나보다...한달 전 일이 기억 안난다...훔훔

그렇게 접수를 끝내고 지루한 시간이 흐른다..

조바심도 나고..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나라도 알아보고...

그러면서 내 담당자에게 이번에 떨어지면 딴 나라 갈테니 알아서 하라고 협박(?)도 하고....으흐흐흐

시간이 흘러 일주일 뒤...

택배로 여권이 도착했다.

근데 왜그리 덤덤하던지...뜯어봤다.

여권과 통장이 들어 있었다. 뭐 더 없나 싶어 탈탈 털어봤지만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여권을 한 페이지, 두 페이지, 세 페이지를 넘겼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훔...떨어진 모양이구나..쩝...

근데...한장을 더 넘기니...누런 색깔에 영어가 막 써져 있는 이상한 딱지가 붙어 있었다.

그게 비자였다.TIER4 STUDENT...(썩을 넘들...종이 아깝게 뛰어 넘기다니...ㅡㅡ^)

그렇게 난 3개월의 준비 끝에 한방에 비자를 받았고, 내 나이 또래의 비숫한 환경의 케이스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