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PM... 나는 PL???PM???...
언젠가 재미있는 PM을 만난 적이 있다.
모 금융권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기획PL로 들어갔었다.
당시 PM사, 개발사, 기획사, 디자인사가 각각 컨소시엄 형태로 들어간터라
연합작전식으로 진행을 했어야만 했다.
처음엔 잘 협력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사흘...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유인즉슥,
PM이 각 PL들의 업무범위를 침해하기 시작하는 것이 었다.
업무범위를 침해하다니??? 뭔소리여???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말 그대로 각 파트의 사소한 부분까지 PM이 관리를 하려 드는 것이 었다.
뭐 솔직히, 용병 신세나 다름없는 나로써는 일꺼리가 줄어드니 좋긴하다만
기획까지 미주알고주알 참견하는 폼새가 그닥 맘에 들지는 않았다.
기획파트 뿐 아니라 심지어 디자이너, 코더, 개발자 직원에게까지 PL의 수순을 밟지 않고 다이렉트로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닌가?
보고를 받지 않으면 뭐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PL들은 PM에게 정식으로 건의를 하게 되었다.
뭐, 여러 명이 떼로 달려들어 항의하는 꼴이 되어 버렸으니 PM도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게 되어 버렸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PM이 해줘야 할 일을 안(?)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PM은 각 파트장(PL)이 결정을 하길 원했고
모든 책임은 결정을 내린 PL에게 전가하려 하는 것이었다.
이유인 즉슥, 너희가 통제 관리 한다고 했으니, 결정도 너희가 내리고 책임도 너희가 지도록해라...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계약 내용을 운운한다. 계약상 너희들이 기획을 맡기로, 디자인을 맡기로, 개발을 맡기로 했으니 책임을 져라.
훔...뭐 틀린 말은 아니다. 1차적으로는 해당 파트를 맡은 회사를 대표하는 PL이 지겠지만, 어쨋든 PM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총괄이 아닌가...
2차적인 책임과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하는 중차대한 권한과 임무와 책임을 진 자로써 그러한 대답은...글쎄...
결국 그 PM하고는 프로젝트가 끝날 때 까지 숙제를 풀지 못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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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위와 같은 PM을 만난다면 프로젝트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다가 부랴부랴 목적지에 겨우겨우 정착할 뿐이다.
그러고보니 위에서 말하지 않은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그 PM의 과거 수행경험이다.
시간이 지난 후 그 PM의 과거 수행경험에 대해 듣게 되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부분을 관여하는 이른 바 수행형 PM이었던 것이다. 덕분에 PL들(같은 회사 직원들)은 편하게 관리없이 수행만 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개발까지 직접한다고 했다.
물론 그 사람의 일하는 스타일을 가지고 뭐라 할수는 없다.
그러나, 본연의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알아야 할 듯 싶다.
PM으로써 너무 실무자에게 관심을 안보이는 것도 문제이지만,
사사건건 중간관리자를 무시한 채 관여하는 것도 문제요...
결정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것 또한 문제일 것이다.
고리타분한 결론이겠지만...어찌되었건
PM은 PM으로써, PL은 PL로써 각자의 위치에 맞는 수행을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 또한 내 스타일일까? ㅎㅎㅎ